노래방 기기 음향은 기계가 결정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등촌 소재 노래방에서 사용하는 표준 장비들은 설정값에 따라 출력의 질이 완전히 갈린다. 매번 같은 방에 들어가도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이유다.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본 값은 밋밋하다. 저음역대가 과도하게 부풀어 있고 고음역대의 선명도가 떨어져 가사가 뭉개지기 일쑤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장 먼저 에코 수치를 낮춰야 한다. 관리자가 설정해둔 기본 에코 값은 방의 울림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값을 5단계 이하로 내리는 것만으로도 보컬의 명료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음악과 마이크의 볼륨 비율도 중요하다. 마이크 볼륨을 음악보다 3단계 정도 높게 설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음악 소리가 마이크를 덮어버리면 사용자는 본능적으로 고음을 지르게 된다. 이는 성대 피로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기기의 하울링 현상을 자극하는 원인이다. 등촌 내 시설 대부분은 밀폐력이 우수해 소리가 벽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이 짧다. 따라서 음악 볼륨을 너무 높게 잡으면 정작 본인의 목소리는 마스킹 현상으로 인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저음과 고음의 수동 보정은 필수다. 베이스 수치를 두 단계 낮추고 트레블 수치를 한 단계 높이는 것을 권장한다. 최근 노래방 시설들은 저음 출력을 강제로 강조해놓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공간 전체의 진동만 유발할 뿐 실질적인 음질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음역대를 살짝 올리면 가사의 자음 전달력이 좋아져 훨씬 정교한 가창이 가능하다. 물론 기기 모델마다 조작 패널의 인터페이스는 다르지만 기본 원리는 동일하다. 리모컨의 음색 조절 항목을 찾아가 수치를 직접 조정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 잡는 법을 수정하라. 마이크 헤드 부분을 손으로 감싸 쥐는 행위는 음향을 왜곡시키는 지름길이다. 지향성 마이크의 구조를 고려하면 몸통 하단을 쥐고 입과 일직선이 되도록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가끔 기기 노후화로 인해 특정 주파수 대역이 깎이는 방이 있는데 이런 곳은 애초에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등촌 노래방을 이용할 때 이런 작은 세팅 차이만 인지해도 비용 대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남들이 설정해둔 값에 맞춰 노래하는 것은 단순한 소비에 불과하다. 기기를 지배하는 자만이 온전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